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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뉴스][이슈]저능력 경산우 도태에 한우자조금 투입, 문제 없나

2019-12-23

효율성 높이려면 사업 대상에 제한 둬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질병으로 송아지 못 낳는 
암소 비육으로
목적과 다르게 쓰일까 우려

도태할 소에
지원하는 것은 안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한우국(이하 농협 한우국)이 계획하고 있는 저능력암소 도태사업을 두고 한우자조금을 투입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전국한우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사업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으며 농가들은 어떤 점을 우려하고 있는지 등 자세히 살펴보자. 

 

저능력암소 도태사업, 자조금 활용 진행 계획

농협 한우국에서는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내년에 이미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있는 경산우를 대상으로 한 저능력암소 도태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안을 내놨다. 현재처럼 한우 사육마릿수와 가임암소 마릿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자칫 한우 가격의 급격한 하락 등 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49개월 이하 또는 2산 이하의 경산우 중 유전능력평가지수가 하위 30% 이하인 저능력 개체에 대해 마리당 30만원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서도 이미 올해 초부터 저능력 한우에 대한 비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핏 한우협회의 사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도태 대상이 경산우인지 미경산우인지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한우협회는 농가당 10마리 이내, 16개월 미만, 유전능력 평가 30% 이하의 저능력 미경산 한우를 등록한 농가에 대해선 생후 36개월 이하 시점에서 도축할 경우 자조금 예산으로 각 3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최대 1만마리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차차 마릿수를 늘려갈 계획을 하고 있다.  

 

사업 효율성 높일 방안 마련해야 

최근 열린 ‘2019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에서는 농협 한우국의 ‘저능력암소 도태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삼수 농협 한우국장은 이번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국장은 “가임암소 마릿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한우 사육마릿수를 감축하지 못하면 한우 산업 전체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저능력 경산우 비육사업의 경우 수급조절 효과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자조금을 활용해 1만마리, 농협 자체 자금을 투입해 추가로 6000마리에 대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위원들은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사업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했다. 

김 회장은 “대규모 농장의 경우 난소낭종 등의 질병으로 송아지를 낳지 못해 어차피 비육해야 하는 암소들이 10마리 이상씩 있는데, 이런 소들이 사업 대상에 포함되면 사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업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10월에 열린 두 차례의 한우자조금 예산심의 소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왔다. 

당시 회의에서는 “54개월령이면 2산 후 인공수정이 안 되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에 대해 농가가 자체적으로 선별 도태를 진행하기 때문에 어차피 도태할 소에 지원금을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으로 수급조절 사업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자조금 사용에 보다 신중할 필요 

농협의 저능력암소 도태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사업 대상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농가들이 자율적으로 신청하도록 하기 때문에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경산우의 경우 농협에서 유전능력 평가 하위 30% 이하의 개체를 선정해 신청 자격을 주고 농가들이 선택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재종부까지는 2~3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출산 후 2개월 안에 도태하도록 하는 등 어차피 도축할 개체는 거르고 진정으로 한우 마릿수 감축의 뜻에 공감해 참여하는 농가가 많아지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 농가들이 십시일반 모아 형성한 자조금을 사용하는 일이기에 시간을 두고 다각도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재성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단기적으로는 미경산우 마릿수를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가되 가임암소를 도축하는 것이 직접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있다”며 “다만 한우자조금은 농가를 위해 쓰여지도록 조성된 자금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 농가에 대해서만 쓰이는 일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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